금양인터내셔날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되는 올해 여름철. 더위에 지치지 않고 일상에 여유가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와인으로 ‘섀넌 패밀리 오브 와인스(Shannon Family of Wines)’ 와인을 추천한다. 짧은 역사 속에서도 고품질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양조장으로 100% 유기농 인증을 받은 미국 최대 규모 빈야드 중 하나다.

와인업계에서는 섀넌 패밀리 오브 와인스와 그 설립자 클레이 섀넌을 놓고 ‘변화를 선도하는 와인 양조가’라고 부른다. 1996년 섀넌은 자신이 추구하는 도전적인 와이너리와 목장을 운영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 레이크 카운티에 정착했다. 그간 다른 이들이 모두 외면했을 정도로 거칠고 험난한 지형을 가졌지만 섀넌이 추구하는 경영 철학과 부합하는 곳이었다.

그는 ‘후손에 물려줄 지속 가능한 자연’을 모토로 와이너리 경영에 나섰다. 현재 와이너리가 소유한 약 2500에이커 산악 지대 중 45% 정도만 포도밭으로 경작하고, 55%는 주변에 서식하는 야생 동물과 공존하기 위해 개발하지 않았다. 또, 1000에이커 포도밭 대부분은 재생 유기농 시스템으로 전환해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으로부터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했다.

섀넌 패밀리 오브 와인스를 실제 방문해보면 그야말로 ‘공생’이라는 말과 딱 어울린다. 섀넌은 해발이 가장 높은 고대 화산 토양이 있는 능선에 와이너리와 게스트하우스를 건축했다. 일상생활 측면에서 따지면 굉장히 열악하지만,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배려다. 건축물의 소박한 매력, 멋진 호수 전망 그리고 호수를 찾는 수많은 야생 동물이 보여주는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마치 그 옛날 서부 개척 정신을 일깨우는 느낌이다. 포도밭을 찾아오는 오리와 사슴, 너구리를 비롯해 대머리독수리, 야생 칠면조, 살쾡이 같은 동물도 모두 가족처럼 느껴진다.

지구 환경을 위하는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덕분에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21년 미국 최대 규모 빈야드 100% 유기농 와인으로 인증받아 ‘2021 캘리포니아 그린 메달 어워드(California Green Medal Environment Award)’를 수상했다. 섀넌 패밀리 오브 와인스는 OVIS, Giannecchini, Mother Vine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비롯해 Buck Shack, Urgency, Shannon Ridge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필자가 시음한 화이트 와인 ‘클레이 섀넌 샤르도네 2021(Clay Shannon Chardonnay 2021)’을 추천한다. 연한 황금색을 띠며 아로마는 레몬, 시트러스, 라임, 잘 익은 사과, 바닐라, 크림, 토스트, 헤이즐넛, 백도, 감귤, 열대 과일향이 나타난다. 마셔보면 신선하고 활기차며, 부드러운 질감의 중간 정도 보디감이 있다. 입안에 가득한 배, 사과 풍미와 더불어 적절한 산도는 다시 한 번 마시고 싶은 충동을 주고, 긴 여운이 매력적이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생선회, 스시, 생선 요리, 해산물, 새우 칵테일, 닭고기 찜, 순살 치킨, 피자 등과 잘 어울린다.

레드 와인도 하나 더 소개한다. 섀넌 패밀리, 오비스 카베르네 프랑 2019(Shannon Family, Ovis Cabernet Franc 2019)다. OVIS는 라틴어로 양을 뜻하며, 포도밭의 잡초 관리를 도와주는 양떼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 작명했다. 아주 소량만 생산하는 와인 컬렉션으로 클래식한 프랑스 보르도 양조 방식의 진한 레드 빛깔을 띤다. 아로마는 체리, 블랙커런트, 블랙체리, 감초, 바닐라, 오크, 시가 등이 나타나며, 마셔보면 입안에서는 다양한 블랙커런트 계통의 풍부한 풍미가 있으며 균형감이 탁월하다. 음식과 조화는 쇠고기 스테이크, 양갈비, 훈제오리 등이 매력적이다.

고재윤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 겸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장